웨딩박람회 준비와 알뜰 활용법

아침 공기는 서늘했고, 커피는 미지근했다. 버스 창문 위로 맺히던 작은 김이 괜히 내 숨결 같아 멈칫. “오늘… 정말 가는 걸까?” 독백처럼 내뱉으며 목도리를 질끈 조였던 토요일이다. 예복 치수도 안 재봤으면서 웨딩홀부터 고르겠다니, 뭔가 순서가 뒤죽박죽이지만… 음,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지 않나?😊

장점, 그리고 내가 느꼈던 활용 꿀팁

1. 한자리에서 끝내는 정보 바다, 그 압도감

들어서자마자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드레스 라인이 반짝였고, 플래너들은 열정이 불꽃 같았다. 한 번의 발걸음으로 웨딩홀·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허니문까지! 잠깐, ‘내가 다 챙길 수 있을까’ 걱정이 스쳤지만, 부스마다 체크리스트를 나눠줬고 그 순간 어깨가 스르르 내려갔다. 이건 마치 거대한 뷔페 같아서, 접시에 담기 전까지는 뭐가 필요한지 몰랐던 그 느낌!

2. 현장 한정 프로모션, 나도 모르게 정신 번쩍

솔직히 말하면, ‘오늘만’이라는 말에 살짝 흔들렸다. 드레스 할인, 예식장 계약금 캐시백… 귀가 팔랑. 그렇다고 냅다 도장 찍으면 안 되잖아? 그래서 나는 각 부스 간 견적서를 모아 주머니 속 볼펜으로 별표를 남발했다. 집에 돌아가서 비교할 거라며 스스로를 달랬지만, 사실은 이미 마음이 반쯤 기울어 있었달까.

3. 미니 강연  꿀팁 노트… 흐르는 듯 메모

웨딩 플래너의 소소한 강연이 있었는데, “하객 수를 줄이면 식대 할인보다 꽃 장식을 줄이는 게 현명해요”라는 한마디! 오, 메모해야지 메모. 순간 옆자리 예비신랑이 연필을 떨어뜨려 나는 덩달아 기겁… 그 삐걱거림 덕분에 뒤 페이지에 엉뚱한 낙서가 남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 결혼식 예산표에서 ‘꽃’ 항목이 제일 먼저 줄었다는 건 안 비밀.

4. 내가 발견한 사소하지만 확실한 팁

미리 온라인 사전등록을 하면 입장 줄을 생략할 수 있다. 나는 깜빡하고 현장 등록했다가 15분 정도 서 있었는데, 뒤에서 신랑 신부가 “우리 2분 컷이래!”라고 속삭이며 스르륵 통과하는 걸 보고 ‘아차’ 싶었다. 다음 번? 아니, 다음 번은… 없겠지. 한 번이면 충분하다구.

단점, 그래도 느껴야 할 진동

1. 정보 과부하, 그리고 어지럼증

두세 시간 지나니 뇌가 떨렸다. 모든 웨딩홀이 다 예뻐 보였고, 가격표는 숫자가 아닌 암호 같았달까. 심지어 겉 봉투에 ‘특가’라 적혀 있으면 그냥 특별해 보여 고개가 끄덕끄덕. 나중에 집으로 돌아와 영수증을 펴 보니 비슷한 책자를 세 권이나 중복 수령했더라. 하… 종이낭비 죄송.

2. 충동 계약의 유혹, 손 떨림 사건

사인펜을 건네받았을 때, 진심으로 손이 파르르 떨렸다. 그 장면, 아직도 생생하다. “오늘은 특전으로 스냅촬영 무료!”라고 외치는 플래너의 눈빛이 마치 반짝이는 신호탄 같았다. 결국 나는 <계약 의향서>까지만 쓰고, 계약서는 뒤로 미뤘다. 어쩌면 잘한 선택. 하지만 그날 밤, 혹시 혜택이 사라지지 않았을까 뒤척이며 새벽 두 시까지 검색 창을 헤맸다는 건 TMI.

3. 동행인의 체력 방전… 민망했던 돌발상황

엄마는 구두 굽이 높았다. 나는 마음이 높았다. 결국 엄마 발이 먼저 항복선언. 카페 의자에서 낑낑대시길래, 부랴부랴 편의점에서 파스 사고 돌아오며 ‘왜 난 슬리퍼를 챙기지 않았을까’ 중얼거렸다. 반성 끝.

FAQ, 어제의 나에게 전하고 싶은 Q&A

Q. 정말 돈을 아낄 수 있나요?

A. 결론부터 말하면 “Yes, but…”이다. 현장 특전은 확실히 싸다. 하지만 마음 따라 움직이면 수수료와 옵션이 슬그머니 붙는다. 나는 웨딩박람회 공식 사이트에 올라온 평균 견적표와 부스를 대조해보고 나서야 진짜 할인 폭을 체감했다. 즉, 비교표는 필수!

Q. 혼자가도 되나요? 혹은 몇 명이 적당?

A. 혼자 가면 몸은 가볍지만 결정은 무겁다. 나는 예비신랑, 엄마까지 셋이 갔는데도 긴가민가. 다만 둘 이상이면 서로의 열정을 적당히 눌러주는 효과? 물론 서로 취향이 달라 ‘미묘한 침묵’이 흐르기도 한다. 선택은… 당신의 사회성에 달렸다!

Q. 무엇을 준비해가야 할까요?

A. 휴대폰 충전 100%, 그리고 편한 신발. 달달한 캔디 하나쯤? 나는 빈속으로 갔다가 시식코너 커피만 네 잔 들이켰다. 심장이 두근두근… 카페인이 사랑 때문인지 구분이 안 되더라고.

Q. 계약 안 하면 민망하지 않나요?

A. 솔직히 좀. 하지만 “오늘은 정보만 수집해요” 한마디면 끝. 대부분의 플래너들이 이해해준다. 대신 명함과 브로슈어를 받았으면, 그날 저녁 또는 다음 날 예의 문자 한 통 정도? 세상은 좁고 인연은 길다니까.

마지막 낙서처럼 남기는 한 줄
웨딩박람회장은 꿈의 풍선이 떠다니는 시장 같았다. 채우고, 터트리고, 또 채우며… 어느새 내 손엔 견적서보다 더 단단한 확신이 쥐어졌다. 그래, 조금 헤맸지만 결국 ‘우리만의 식’을 향해 한 발 더 가까워졌으니 된 거 아니겠어? 다음 토요일이면 드레스 샵을 방문할 예정인데— 아, 또 설레서 잠을 설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