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웨딩박람회 혜택과 준비법 총정리
아, 오늘도 정신없이 달렸다. 모니터 앞에 앉아 “결혼식 준비 체크리스트”를 적어 내려가다가, 문득 지난주 토요일을 떠올렸다. 비 내리던 인천 송도, 우산은 분명 챙겼는데 정작 지하철 안에 두고 내려서 머리카락이 폭탄 맞은 듯 부풀었던 그날. 그럼에도 고집스레 향했던 곳, 바로 인천웨딩박람회였다. 어차피 축축해진 마음, 그냥 박람회장 열기 속에서 말려버리자—언젠가의 나, 그렇게 중얼거렸다.
입구에서 받은 웰컴 키트 봉투가 의외로 묵직했다. 샘플 쿠키, 드레스 할인권, 꽃집 명함, 그리고 감독관처럼 나를 노려보는 견적서 양식까지. “이게 다 필요한 걸까?”라는 의문은 잠시, 난 또 무거워진 가방을 양손으로 번갈아 들고 활보했다. 사람들 틈에서 마치 작은 보트가 큰 파도에 출렁이듯.
장점·활용법·꿀팁
1. 한자리에서 ‘가격 비교’ 끝내는 묘한 쾌감
서울 강남, 청담, 인천 부평까지 발품 팔며 얻었던 견적들이 사실은 이 자리에서 스르르 모여 있었다. 드레스, 메이크업, 스냅, 플라워까지. 어제까지 메모장에 흩어져 있던 숫자들이 퍼즐처럼 맞춰졌다. 솔직히 발이 부르트며 얻은 정보보다 30%는 싸다니, 살짝 배신감? 그래도 기쁜 건 기쁜 거니까.
2. 나만 몰랐던 준비 일정, 달력에 꽂히다
부스 구석에 붙어 있던 ‘D-180 체크리스트’ 포스터. “이거 사진 찍어 가도 되나요?”라고 묻자 직원이, “아예 가져가세요”라며 돌돌 말아줬다. 집에 돌아와 펼치니 드레스 피팅은 최소 4번, 청첩장 발송은 D-60, 음악 큐시트는 D-7… 어쩌다 보니 달력에 포스트잇이 무지개가 됐다. 😊
3. 예상 못 한 덤, 현장 이벤트
내 번호로 배달된 카카오 알림톡. “3시 30분, 신랑 수트 무료 렌털 추첨!” 그래, 난 신부니까 별 기대 안 했는데 하필 내 휴대폰 끝자리 3번이 불렸다. 헐레벌떡 뛰어가 이름을 외쳤고… 아차, 신랑 수트 사이즈는 물어보지도 않고 받은 쿠폰. 돌아오는 길, 버스 안에서 문득 ‘이거 교환되겠지?’ 고민에 이마를 탁, 괜히 쿵 내려앉았다.
4. 내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미니 꿀팁
① 입장 직후 지도부터 받아라. 안 그러면 S자 동선이 M자 꼬여버린다.
② 샘플 케이크 시식은 줄이 길다. 배고플 때보다 막 배불러질 때쯤 먹어야 끝까지 맛있다.
③ 견적서에 별표를 치면 튀어나와 보인다. 이왕이면 형광펜보다 사인펜이 사진 찍었을 때 깔끔.
④ 마지막, 출구 앞 ‘당일 계약’ 부스… 음, 흥정의 끝판왕이지만 지갑은 출렁, 마음은 흔들. 뭔가 찍히듯 계약하지 말고 밖에 나가 커피 한 잔 돌고 오자.
단점
1. 지나친 할인 유혹, 흐릿해지는 판단력
“오늘 6시까지 계약 시 추가 20%!”라는 멘트를 네 번째 듣자, 뇌가 스르르 녹았다. 잠깐, 나 견적만 보러 왔잖아? 그런데 신랑에게 전화해 “괜찮으면 바로 잡을까…”라고 했던 나를 생각하면 웃프다. 결국 마음 다잡고 뒤돌았지만, 아직도 그 20%가 머릿속을 귀에 대고 속삭인다.
2. 사람 파도, 체력 방전
평소 만 보 걷기도 버거웠는데, 박람회장 안에서 1만 7천 보 기록. 구두 대신 운동화 신고 갔어야 했는데 말이다. 발 뒤꿈치 물집이 잡히자 휴대폰 메모에 “다음엔 밴드 챙기기” 메모가 생겼다. 현장 관람은 체력 싸움이란 걸 뼈저리게.
3. 과다 정보, 머릿속 과열
스드메, 본식 스냅, 2부 사회자… 낯선 단어들이 폭우처럼 쏟아졌다. 메모장은 긴 문장 대신 물결표(~)로 넘쳐났고, 집에 돌아와 보니 ‘어라, 이게 무슨 말…?’ 정리만 두 시간. 그러니까 기록은 구체적으로, “스냅 A업체 150장 80만 원, 스타일러 free” 이런 식으로 적자는 교훈을 얻었다.
FAQ (내가 현장에서 속으로 외쳤던 질문들)
Q1. 그냥 가면 되나요? 사전 등록 필수인가요?
A. 난 ‘혹시나’ 하고 전날 밤 휴대폰으로 사전 등록을 했다. 입구에서 줄 안 서고 바로 QR 찍고 통과! 친구는 현장 등록하느라 15분 넘게 기다렸다. 둘 다 가능하긴 하지만, 부스 하나라도 더 돌아보려면 사전 등록이 체력 아끼는 지름길.
Q2. 예비신랑 없이 가도 되나요?
A. 가능하다. 나도 그랬다. 근데 솔직히 견적 받을 때 “신랑님은 취향이…”라는 질문을 반복해 듣다 보니 살짝 텅 빈 기분. 견적서엔 두 사람이 동시에 사인해야 하는 칸이 있어서, 혼자 간다면 계약보단 ‘정보 모으기’에 집중할 것.
Q3. 정말로 현장 계약이 싸요?
A. 느꼈던 바로는 ‘싸다’보단 ‘구성이 다채롭다’. 본식 스냅 100장에서 150장으로, 앨범 한 권 추가 이런 식. 한편으론 결제 후 변심 불가 조항이 촘촘하다. 내 경우, 오후 늦게 갔더니 시간 압박 때문에 협상력이 떨어지더라. 결론? 오전에 듣고, 점심 먹으며 비교하고, 오후에 결정하자.
Q4. 박람회장에서 꼭 챙겨야 할 물건은?
A. 휴대폰 보조 배터리! 부스마다 모바일쿠폰, QR이벤트로 배터리가 순삭된다. 그리고 A4 클리어파일, 펜, 물. 마지막으로 얇은 겉옷—에어컨 바람이 생각보다 세다. 난 까먹고 산책 나온 강아지처럼 떨었다.
Q5. 결혼식 일정이 아직 멀었는데 미리 가봐도 좋을까요?
A. 미리 가면 확실히 매력적. 드레스 트렌드, 플라워 색감, 포토테이블 소품까지 쓱 훑어두면 나중에 진짜 계약할 때 “아, 그때 봤던 그 업체” 하며 묶어 생각할 수 있다. 단, 정보 유효기간을 기억하자. 1년 넘게 남았다면 가격 변동 폭이 크다.
― 이렇게 흘러간 나의 하루. 여전히 ‘결혼식’이라는 거대한 이벤트 앞에서 허둥대지만, 박람회장 가득했던 반짝이는 조명과 웨딩 드레스 자락이 주는 설렘은 짜릿했다. 돌아오는 지하철, 젖은 우산을 이번엔 꼭 챙겨 들고 내렸다. 어쩌면 다음주엔 또 다른 박람회장을 기웃대고 있겠지. 당신도 곧 가게 된다면, 내 작은 실수들이 당신의 체력과 지갑을 조금이나마 지켜주길 바라며, 이만 일기를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