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웨딩박람회 실속 준비 가이드
오늘도 알람이 울리기 전에 번쩍 눈이 떠졌다. 결혼준비만 아니었음 절대 그럴 리 없는데,
나는 요즘 웨딩홀‧스드메‧혼수 리스트가 머릿속에서 뱅뱅 돈다. 그 와중에 친구가 “야,
대구웨딩박람회 가면 진짜 혜자라더라?”며 던진 한마디. 솔깃해서 메모장에 얼른 적어놓고,
주말에 우르르 몰려간 내 이야기다. 잠깐, 처음부터 말하지만 나는 프로 준비러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벽주의도 아니다. 다만, 지갑 사정이 마음을 쪼을 때면 뭐든 가성비‧가심비
계산기를 두드리는 평범한 예비신부일 뿐이다.
아침 커피를 허겁지겁 들이켜다 흘려서 흰 셔츠에 얼룩이 났다. “아, 또 시작이다…”
투덜거리며 셔츠 갈아입고 시계를 보니 이미 9시 10분. 전시장 오픈 10시인데,
“여유롭게 간다”던 나의 플랜은 또 글러먹었다. 그래도 호다닥 출발!
지하철 1호선 타고 중앙로역에서 내려 건물 사이를 헤매다, 유독 반짝이는 풍선아치가
반겨주더라. 그 순간, 마치 전시회 입장권이 아닌, 비밀 어드벤처 티켓을 손에 쥔 기분?
장점/활용법/꿀팁
1. 입장하자마자 받는 “신랑신부 전용 브로슈어” — 체크리스트는 덤
입구에서 네임택과 함께 브로슈어를 주는데, 거기에 내가 그토록 헤매던 실시간 견적 시트가
있더라. 웨딩홀 기본 대관료부터 시식 인원, 꽃장식 옵션까지 쭈루룩. 내 친구 부부는 이거 안 챙기고
나중에 영수증 보고 기절했다는데… 나는 이걸로 현장에서 바로 비교 견적을 쳐냈다. 그때 속으로
“이게 바로 잔머리 FLEX?” 하며 엄지 척.
2. “체험존 3종” — 메이크업, 헤어, 그리고 예복 핏 체크
나 메이크업 테스트 받다가, 아이라인 번져서 판다눈이 된 건 안 비밀이다. 그래도 거울을 보며
“오, 이 파운데이션 조합 괜찮네…” 중얼거리다 담당 아티스트랑 급 친해져서, 전시회 한정 30% 할인권
득템! 덕분에 예복 핏 확인도 무료로, 촬영용 액세서리까지 세트로 받았다. 순간 “행운 미쳤다” 소리 나옴.
3. 계약 특전? 설마 했는데 진짜 주더라
현장 예약하면 스냅촬영 무료 업그레이드, 폐백 음식 2인분 추가, 심지어 허니문 캐리어도 준다길래
“뭔가 과한데?” 의심했지만, 써보니 다 쓸모 있더라. 특히 폐백 음식! 부모님께 살포시 드렸더니
눈웃음이 만개. 이래서 대구웨딩박람회가
입소문이 난 건가 보다.
4. 시간 루트 짜는 법 — 나만의 동선 꿀팁
나는 우선 웨딩홀 → 스드메 → 한복 순으로 돌았다. 이유? 웨딩홀 상담 부스가 가장 붐벼서 번호표를
일찍 뽑아놔야 하거든. 그다음으로 메이크업 시연 시간 체크, 마지막에 한복 맞춤. 이렇게 하니까
3시간 안에 싹 끝! 나중에 신랑 얼굴 보니 “어? 벌써?”라는 표정. 이 기세로 근처 카페 가서
토스트 얹은 아메리카노 한 잔 했더니 세상 다 가진 기분이었달까. ☕
단점
1. 정신없는 사람 물결… 결국 나는 길 잃은 병아리 🐥
신난 나머지 브로슈어 들고 빙글빙글 돌다 보니, 같은 부스를 세 번 지나쳤다. 직원님이
“혹시… 아까도?” 하고 살짝 눈웃음을 주시는데, 뒷목이 뜨거웠다. 순간적으로 “아, 나 길치였지”
깨닫고 자리를 뜨다가, 휴대폰 지도를 켜니 실내 GPS가 엉망. 결국 ‘프론트 데스크’를
수배해서 겨우겨우 빠져나왔다.
2. 과한 사은품 유혹 — 지름신이 강림했다가… 카드값 폭탄 경고
“오늘만, 지금만, 계약 시 ○○만원 할인!”이라는 소리에 혹해서, 나는 원래 계획보다 살짝 높은
패키지를 찜했는데, 집에 와서 스프레드시트에 입력하는 순간 숨이 턱. 이럴 땐 심호흡하고
환불 규정 체크부터 하자. 다행히 7일 내 취소 가능하다고 해서 살았다.
3. 정보 과부하 — 집에 오면 머릿속이 하얘짐
메모만 10페이지, 사진은 300장. 근데 집에 오니까 “어… 이게 뭐였지?” PAUSE.
결론: 핵심만 요약해야 한다. 계약할 것도 아닌 부스까지 사진 찍느라 손목만 아팠다.
다음엔 ‘하트 스티커’ 붙여가며 체크할 예정.
FAQ — 친구들이 제일 많이 묻더라구?
Q1. 웨딩박람회, 꼭 아침 일찍 가야 해?
A. 나는 10시 5분쯤 입장했는데도 이미 대기번호 20번. 늦어질수록 상담 시간은 길어지고,
서비스 샘플은 동나니, 가능하면 30분 전 도착 추천! 그래야 기념품도 챙김.
Q2. 충분히 알아본 뒤 계약하려면?
A. 부스 담당자에게 “유선 상담 후 결정”이라고 솔직히 말하면 의외로 쿨하게 견적서를
메일로 보내준다. 나는 집에 와서 부모님과 다시 검토 후, 조건 수정해 재문의했더니
추가 혜택까지 받았다.
Q3. 커플이 아니라 솔로 친구랑 가도 될까?
A. 내 절친이랑 갔는데, 직원들이 “예비신랑은?” 묻길래 “출장 중!”이라 둘러댔다.
사실 박람회는 정보 수집의 장이니, 누구랑 가든 상관없다. 오히려 친구 덕에 사진도 많이 건졌다.
Q4. 무료체험 존, 줄이 너무 길면?
A. 나는 1차로 번호표만 뽑아두고 돌아다녔다. 번호 호출 알림은 휴대폰으로 뜨니까,
놓칠 일 X. 다만, 예약 시간 지나면 자동 취소되니 10분 전엔 복귀해야 함!
Q5. 집에 가서 해야 할 일은?
A. 받은 견적서‧선물 가방 싹 풀어서, 비교표 업데이트.
그리고 냉장고 자석에 달력 붙여놓고, 혜택 만료일 적어두기.
나처럼 까먹고 ‘앗! 연장 끝’ 하지 않으려면, 이것만큼은 꼭!
…이렇게 우당탕탕 다녀와서 느낀 건, 정보도 결국 “내 것”으로 걸러야 한다는 거였다.
박람회는 기회의 뷔페지만, 과식하면 소화불량 온다. 여러분은 나처럼 셔츠에 커피 흘려
허둥대지 말고, 가볍게 물 한 병 챙겨서, 설레는 마음만 가득 담고 다녀오길.
혹시 지금도 “가볼까? 말까?” 망설이는 중이라면, 내 말 믿고 한번 발걸음을.
그 작은 용기가, 결혼 준비의 첫 퍼즐이 되어줄지 누가 알겠어?